맥 OSX과 터미널

<편집자주> 민트기술에서는 외부 집필자의 도움으로 애플/맥에 관한 좋을 글들을 받아서,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번에는 김정님께서 OS X 과 터미널에 대한 글을 기고해 주셨습니다.


터미널(Terminal)이란 단어는 일상 생활 속에서도 익숙한 단어다. 하지만 OS X에서는 누구에게나 편하기만 하지않은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해 보이는 터미널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알고 있듯이 터미널이란 단어의 뜻은 주로 “끝에 있는”, “마지막에 있는” 무언가를 의미한다. 그래서 버스 터미널은 버스 종착역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OS X의 터미널 앱은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그것은 컴퓨터 역사에서 터미널의 역할을 되짚어 보면 알 수 있다.

초창기 대형 컴퓨터들은 엄청난 크기의 몸집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본체 입력을 하기 위해서, 초창기에는 천공카드 입력기를 사용했지만, 점차 타자기처럼 생긴 작은 기계를 연결해서 사용했었다. 실제로 초창기 터미널들은 그림과 같이 타자기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현재 UNIX/Linux에서 터미널을 의미하는 TTY라는 단어도 TeleTYpewriters 에서 나온 것이다)
 

대형 컴퓨터를 만드는 업체들이 차츰 UNIX 기반 운영체제를 사용하도록 진화해 가면서, 시분할 접속 방식으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남아있는 RS-232 같은 시리얼 방식도 터미널에 연결 방식으로 도입되었고, DEC에서는 최초로 ANSI 규격을 준수하는 그림과 같은 VT100 현대적인(?) 터미널이 만들었다. 워낙 컴퓨터 제조사의 터미널 마다 화면에 글씨를 표시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ANSI 표준을 정했었다. 그리고 이 당시 대부분의 터미널의 글자색이 녹색이었고 ASCII 문자만 표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터미널 앱에서 검은색 배경에 녹색 글씨로 쓰는 사람이 많다.

90년대 모뎀으로 접속하는 PC통신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미 터미널 화면에 익숙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시의 국내 PC 통신 서비스들이 모두 터미널 기반의 접속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하늘소 팀에서 만든 “이야기”가 가장 인기 있던 터미널 에뮬레이션 앱이었다.
시간이 흘러서 개인용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대형 컴퓨터에 접속하기 위한 전용 터미널들은 의미가 없어졌다. 대신 PC에서 터미널을 에뮬레이션해서 다른 컴퓨터에 접속하도록 화면과 통신 프로토콜만 맞춰주면 되는 시대가 됐다. 맥 OS9까지는 zterm같은 에뮬레이터 앱은 있었지만 공식적인 터미널 앱은 없었다. 그렇지만 OS X부터 유틸리티 디렉터리에 터미널 앱과 함께 콘솔 앱까지 제공한다. 참고로 콘솔은 터미널과 비슷한 듯하지만 쓰임새는 사뭇 다르다. 터미널은 일반 사용자가 대형 컴퓨터에 입-출력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콘솔은 대형 컴퓨터를 운영하는 운용자가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해 로그을 확인하는 용도인 것이다. (물론 운용 명령어를 알고 있다면 터미널로 접근해서 마치 콘솔처럼 활용할 수 있다)

OS X는 FreeBSD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오픈그룹의 인증까지 받은 UNIX 머신이다. UNIX 명령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상의 터미널이 필요하게 되었고, 터미널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UNIX 명령어들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 OS X의 수많은 기능들은 UNIX 명령으로 만들어져 있고, 명령의 결과를 GUI로 보여주기 위해 Aqua 윈도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환경 설정 – Preferences 앱을 실행하면 시스템 혹은 홈폴더 아래 있는 /Library/Preferences/ 디렉터리에서 plist 파일들을 열어 화면으로 보여주고, 설정을 변경하면 이 파일들을 수정해서 저장한다. 그리고 이 파일들에는 환경 설정에서 보여주지 않는 숨겨진 기능까지 저장되어 있다.
OSX을 포함해서 모든 운영체제는 시스템 내부를 관리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커널과 그 커널을 보호하기 위해 둘러싸고 커널의 기능 중에서 한정된 기능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쉘이 있다. 여러 가지 쉘 중에서도 UNIX기반 쉘은 터미널에서 쓸 수 있도록 텍스트 기반의 쉘로 발전했고, GUI 기반의 매킨토시와 윈도 시스템은 탐색기나 파인더가 부분적으로 쉘 역할을 한다. OS X은 NeXTSTEP과 Mac OS의 화려한 GUI와 UNIX의 강력한 터미널 기능이 멋지게 결합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터미널 앱을 실행하고 OS X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UNIX 쉘과 명령어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결국 OSX의 터미널 앱은 UNIX 쉘을 사용하기 위한 접속 도구일 뿐인 것이다.
다음에는 OS X의 터미널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쉘 환경과 유용한 명령어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편집자주> 본 컬럼의 내용은 민트기술의 의견은 아닙니다. 민트기술에 컬럼을 기고하실 분께서는 메일(wangsy@wangsy.com)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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