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민트기술에서는 외부 집필자의 도움으로 애플/맥에 관한 좋을 글들을 받아서, 홈페이지를 통해서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 첫 컬럼으로 정일기님께서 애플과 중국 노동문제에 관해서 글을 기고해 주셨습니다.
지난달 20일 중국내 Foxconn 공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를 조명하며 뉴욕타임즈에서 중국내 애플 제품 조립업체인 Foxconn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다루었다. 이와 함께 여러 언론에서 애플의 공급업체인 Foxconn의 노동자들의 위험한 작업환경에서의 노동과 과도한 작업량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처우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애플은 세상으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기 시작했다. 미국 내 노동자 환경을 위한 두 단체(Change.org, Sumofus.org)에서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아 비윤리적인 공급업체들에게 애플이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에 애플은 외부기관인 공정노동협회(FLA)에게 이와 관련된 감사를 요청했으며, FLA는 Shenzhen과 Chengdu 공장들을 포함한 Foxconn 공장들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애플사의 밝은면 이면에 이러한 어두운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의 많은 토론으로 이루어 졌다. 이러한 내용이 애플의 공급업체의 문제이지 애플이 직접 부당 노동행위를 하고 유독성 폐기물을 직접 버린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왜 언론 및 노동협회에서 애플에게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는 3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1. 과거 나이키 사례와 같이 발주업체를 압박하여 영향력을 행사
2000년대 초 멕시코에 있는 나이키 하도급공장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항의하던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아동노동 등 인권유린 혐의도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 나이키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사태를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멋지게 포장되어진 스포츠 스타와 용품들을 마케팅의 주 전략으로 삼았던 나이키의 이면에 과도한 노동환경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축구공을 꿰매야했던 아동노동의 존재는 지금 애플의 이슈와 같이 거센 여론을 형성하였고, 나이키뿐만 아니라 아이다스 등 생산업체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발주업체들을 압박하면서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과 함께 협회 제정 및 공급업체의 요구기준 등을 정하게 되는 교두보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영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생산성과 속도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 지다보니, 노동력이 싼 저임금 국가로 생산시설들이 거의 대부분 이전되어 있는 상황에서 각 국가의 노동기준 및 환경보호 관련 법률 등이 서로 상이하다. 이런 다른 실정들 속에서 생기는 비윤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타국 내 법률적 기준이 우리의 실정과 맞지 않다고 비판을 가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이므로, 생산업체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발주업체들에게 처우개선을 위해서 노력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애플이 발 빠르게 행동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미국 내 대선과 맞물린 경제부흥 주장
스티브 잡스가 살아생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IT기업의 대표들과 가진 만찬에서 애플제품의 생산시설을 미국 내로 이전하여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에서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적이 있다. 이는 애플의 완벽한 품질 요구에 대응할 수 있으려면 높은 숙련도와 생산성 및 빠른 속도와 간결함이 필요한데 이를 미국 내에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등 제약요인이 너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같은 잡스와 애플의 입장에 대해 미국 근로자들과 지역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애플이 자국 내 고용에 인색한 이유는 생산성이나 숙련도 차이가 아니라 단지 비용 절감만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시설을 해외에 둠으로써 낮은 노동비용과 세금혜택, 위치 등의 3가지 요인에서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두어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을 증거로 대며 애플을 비판하고 있다.
더욱이 2012년 미국 대선에 따라 정치적 이슈를 부각시켜 여론의 공감을 얻기 위해 자국 내 부의 양극화와 국가의 경제불안을 타파하기 위해서 많은 이익을 내는 애플이 오블리스 노블리제를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서 고조되는 노동력 착취 여론과 중국정부의 근로자 임금 인상과 근무환경 개선의 요구와 같은 해외생산 이점이 줄어들고, 24일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과 같이 자국 내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해외 생산으로 인한 세제 혜택을 보는 기업들을 반대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 더욱 힘을 실어주면서 언론에서도 중국에서의 애플제품 생산공정에 대한 노동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인 보도를 이끌어 이의 해결책으로 자국 내에 숙련된 노동력을 이용함과 동시에 국가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도로 또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애플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될 당시에 애플의 간섭은 진저리가 날 정도로 꼼꼼했다고 뉴스가 났었다. 그만큼 애플이 브랜드 이미지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부으며,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되어지는 바에 매우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신경쓰지 않는 기업은 없겠지만 그동안 애플 소비자에게 어필한 Awesome하고 Cool한 브랜드 이미지에 악덕기업이란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 특히 더 발빠르게 행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애플이 광고해 온 기술을 선도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신경쓰는 애플이 타겟이 된만큼 발빠르게 움직일 거라는 노동협회들의 기대도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기업은 사회의 일부분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힘, 규제적인 힘, 정치적인 힘에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들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항상 살펴보는 것을 간과한다면, 나중에 커다란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3가지 측면이 필자의 개인적의 의견일 뿐이고, 그 외 우리가 알 수 없는 여타 다른 복잡한 이해관계 또한 존재하겠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어떤 기업이 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논의에서 패러다임의 중심은 항상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기업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이고, 이익이 많은 성공적인 기업이 밑받침되어야 하겠지만 경쟁에 이겨 성공함으로써 위대함을 얻을지언정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결여된다면 존경심이 잘 어우러지는 기업은 될 수 없다. 즉 제품이나 서비스, 고용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역할 모델로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애플이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의 큰 문제들을 어떻게 Awesome하게 풀어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편집자주> 본 컬럼의 내용은 민트기술의 의견은 아닙니다. 민트기술에 컬럼을 기고하실 분께서는 메일(wangsy@wangsy.com)로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