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야 카페

츄릅츄릅방치하고 (접고) 거의 2년의 시간이 지났다. 맛집이라는 주제는 계속해서 내 머리를 맴돌았지만, 딱히 제시할 답도 없었다.
그동안 곰곰히 살펴보면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
사람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숨겨진 맛집을 알기를 원한다. 내가 모르는 정말 슴겨진 맛집이 있을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래, 결국 맛집이라는 정보는 냉정하고 드라이하게 전달하게 되면, 새로움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에겐 그냥 시시한 정보가 되어 버리고, 다이나믹 하고 트렌디한 정보를 제공하면, 검증되지 못한 부실한 정보가 되어 버린다. 이 딜레마는 정말 풀기 어려운 숙제인 것이다.
거꾸로 신장 개업하는 식당은 전설의 맛집으로 포장하기를 원한다. 전혀 검증되지도 않았지만, 초반 흥행몰이를 걱정한 나머지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이름의 검색 어뷰징(Abusing)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두가지 욕구가 뒤엉켜 수많은 바이럴 마케팅 회사가 성업중에 있고, 많은 사람들은 거짓된 정보에서 허우적 거리면서도 진정한 맛집 정보를 찾으려는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맛집에 대한 정보. 그에 대한 갈망은 대단하다. 그래서 수많은 스타트업과 중견 포탈이 이 주제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이것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제공한다는 1차원 적인 방정식으로 풀리지 않는 다는 문제가 있다.

거꾸로 생각하기

나는 나의 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반대로 뻔한 정보를 제공하면 어떨까? 맛집이라는 애매한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프렌차이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는 나는 맛집에 대한 정보를 찾고 싶지만, 가끔 내가 새로운 곳에서 끼니를 떼워야 하는데, 이 때는 대단한 맛집 정보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이미 검증된 식당의 정보를 알 수 있으면 어떨까?
다양한 브랜드의 커피 프렌차이즈가 먼저 떠오르고, 제과 제빵 그리고 햄버거 도너츠도 있다. 대기업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종류의 외식사업도 있다. 이들의 장점은 어디를 가도 동일한 맛과 품질을 제공한다는데 있다.
맛집 보다는 이러한 우리가 이미 아는 브랜드 식당의 정보만 모아서 보여주면 어떨까? 여기에 나의 개인화를 통해서 내가 선호하는 프랜차이즈만 찾을 수 있으면 어떨까?

소소한 나의 경험

나는 보기와는 달리, 된장기가 있어서인지, 시간이 나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스타벅스”나 “커피빈”을 가기를 원한다. 잘 모르는 곳을 가서, 두 카페를 찾다가 없어서 다른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왔는데, 반대편에 내가 찾던 스타벅스가 있어서 당황한 적이 몇번 있었다.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를 통해서 주변 검색을 미리 해 보는 방법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카페만 한번에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물론 손이 여러 번 가면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뭔가 편리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벅스+커피빈

첫 아이디어는 스타벅스+커피빈 함께 보여주기 였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유용함을 검증해 보고 싶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각각의 홈페이지에서 어렵지 않게 각 지점에 대한 정보를 가져올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간단히 만드느라,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JSON 파일을 가공하지도 않은채 그냥 그대로 사용하였다.
4시간만에 만들었다. 내 개인 페이스북으로 공개를 하였고,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60회 이상 공유가 일어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전파되었다. (내 게시물이 이렇게 뜨겁게 공유된 적이 거의 없었다.) 갑자기 힘도 나고 욕심도 났다.

25개의 카페 추가

호응에 힘입어, 재빨리 25개의 카페를 추가하였다. 사실상 알만한 카페 모두를 추가한 것이다. 전국 카페 지도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것만 있으면 전국에 내가 원하는 모든 카페를 다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 한것도 아닌 전혀 없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카페가 더 많아 졌다고 해서, 다시 좋아하지 않았다. 2가지 추측을 하였다.

  1. 제한된 대상(결국 내 페이스북 연결고리)을 상대로 홍보하였고, 이미 써 먹은 아이템이라 더 이상 흥미가 없다.
  2. 첫번째에는 “스타벅스”라는 키워드가 먹혔던 것이었다. 25개 더 추가해서 “전국 모든 카페”라는 것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새로운 키워드 찾기

그래서, 새로운 키워드로 사람들을 낚고 싶었다. 고심끝에 찾은 것이 “쥬시“였다. 요즘 주변에서 느낀 제일 핫한 아이템이었다. 쥬시는 공식 홈페이지에 지점 안내가 없었다. 그래서 스크래핑이 어렵겠다고 생각하던 중, 매장 평가를 하는 페이지에 각 지점에 대한 리스트가 있었다. 그래서 그걸 가져오기로 했다. (업데이트가 잘 안되는 문제가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쥬시 업데이트와 다시 “스타벅스” 키워드를 넣어서 홍보를 했다. 이참에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었다.
역시나 더 이상 이 아이템은 먹히지 않았다.

Fusion Table

처음에 2개의 카페만 보여주었을 때에는 2천개가 채 되지 않아서, 그냥 한번에 보여주어도 모바일 폰에서도 느리지 않게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25개 모든 카페를 했을 때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약 만여개가 되는 카페를 전국 지도 위에 보여줄려고 하니, 속도가 매우 느렸다. 특히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느려졌다.
이걸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알아보다가 Fusion Table을 발견하게 되었다. Fusion Table을 이용하면, Google Docs의 Sheet에 데이터만을 올려두면, 아무런 코딩 없이 지도에 표시가 가능했다. 더욱이 수만개의 데이터도 성능 저하 없이 표시가 가능하니 써먹고 싶었다.
그래서, Fusion Table을 적용하기로 했다. 속도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큰 노력 없이 큰 속도개선을 이루었다. 그리고, 코드가 훨씬 간결해 졌다.
하지만, 커스터마이즈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표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25개 카페를 각각의 아이콘으로 보여줄 수 없었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확대 축소를 하다가 일정 확대 크기가 되었을 때 (예를 들어 한 화면에 200개 이내의 카페가 보이는 정도일 때) FusionTable에서 바로 그리는 것이 아닌, 직접 아이콘을 그리는 방식으로 구현하였다.

주차 가능한 카페


시작은 댓글로 들어온 요청이었다. 요청을 보자마자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각 카페의 홈페이지에서 그 정보를 수집했는데, 대부분의 홈페이지에서는 주차가능 여부를 친절히 표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가져올 때 이 정보도 함께 가져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이를 필터링 해서 보여주는 것은 더더욱 어렵지 않았다.
어짜피 이제는 사람들의 호응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내게 의미가 있는냐를 물었다. 가끔은 매우 유용했다. 꼭 필요할 때에는 정말 좋았다. 하지만, 이것이 필요한 경우가 나에게 그리 자주 있지는 않았다.

미래를 상상하다

이정도까지 오고 나면, 내 자식같은 애정이 생겨버려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해서 투자를 넣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어떻게 해서 가치를 가지게 될까 보다는 이 주제에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게 된다.

횡으로 확장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와 같은 햄버거. 베스킨라빈스, 서브웨이 등과 같은 외식. CJ 계열 식당들. 편의점. 은행. 거의 모든 프렌차이즈 내지는 지점이 있는 것을 확장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

POI DB 전문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인가?

홈페이지 스크래핑 기반의 POI 수집 전문으로 나서보면 어떨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

차라리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 보면 어떨까?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 음식에 지친 관광객을 위해서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의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서비스는 어떨까?

진퇴양난의 딜레마와 앞으로의 과제

횡으로 확장은 할 수는 있지만 더 많이 한다고 해서 없던 가치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POI 수집 전문도 시작의 가치와 너무 멀어졌다.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지만, 마찬가지로 시작지점과 너무 멀어진 것 같다. 해당 주제로 다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실 지금 현재 이 서비스의 사용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방치하면 버려진 서비스가 된다. 제일 대표적인 문제는 매주 새로운 카페가 생기고 없어지는데, 업데이트가 되지 않으면 점점 정말 쓸모 없는 사이트가 될 것이다.
어디야 카페는 일단 잠정 여기까지라 생각한다. 또 다시 스스로 기막힌 아이디어라 생각된는 것이 나오기 까지는 그냥 두기로 했다. 그 전에 숙제가 몇가지 있다.

  1. 사이트 스크래핑 자동화
    1. 일단 자동화를 통해서, 계속 살아있는 사이트가 되도록 해야 한다.
  2. 스크랩된 데이터의 공유
    1. 나름 힘들게 모은 데이터인데, “어디야 카페”이상의 활용도를 찾았으면 한다. 데이터를 공유하면 더 쓸모있어지지 않을까?
  3. FusionTable 활용에 대한 공유
    1. FusionTable은 지도위에 많은 정보를 표시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근사한 방법이다.
    2. 나 스스로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지워질 수도 있기에, 사용 방법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면 좋을 듯 하다. (사실 매우 간단해서 공유할 내용도 없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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