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3년 3월 2일에 작성한 글이다. 그리고 그냥 Draft 상태로 두었다. 오늘(2016년 9월 1일) 우연히 발견했는데,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글귀였다. 왜 오픈하지 않고 그냥 묻어두었을까? 잘 기억은 안나지만, 발견한 김에 오픈하기로 했다.
바로 이 시간 전까지만 해도, 민트기술 홈페이지에는 민트기술이 얼마나 근무하지 좋은 직장인지 자랑하는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구인”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민트기술이 원하는 인재상을 기술해 놓았고, “민트기술의 특장점”이라는 페이지에서는 민트기술이 얼마나 근무환경이 좋은지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간식이나 중식,석식같이 사소한 것도 있었고, 스마트워크 같이 애매한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이후로는 그런 식의 광고는 그만 하기로 하고, “구인”과 “민트기술의 특장점” 페이지를 삭제하였습니다.
가끔은 만나는 분으로부터 홈페이지에 소개된 조건들을 언급하며 부럽다는 말씀을 듣게 되는 적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스스로 좋은 회사라 자부하고, 이렇게 좋은 조건에도 왜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나타나는 듯 합니다. 세간에 화제가 된 회사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스타트업에서도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는 것들을 접하게 됩니다. 좋은 인재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대우를 보게 되면 우리도 뒤지면 안되는데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대찬 조건을 내세울 수 있는 능력이 부럽기도 하고, 상대적 박탈감에 시기심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베팅 경쟁에 빠진 도박판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밀리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멀리 달아나 쫒아가기도 힘들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80대 한 부호가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내세우며, 18세 처녀를 구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은 지원자가 따랐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요지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두 사람의 대면 상황과 내면 상황은 어떨까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비약일 수 있겠지만, 우리에겐 그런 모습이 없는지 반추하게 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슨 기대를 하고 있을까요?
끌리는 조건과 대우를 제시하고, 거기에만 이끌려 생긴 만남이라면,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 화려한 조건으로 유혹하고는 서로에게 진심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화려한 조건의 대부분은 회사의 진심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공허한 약속, 보장되지 않는 미래의 일 보다는,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혜택이 진심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중배와 심순애 사이의 다이아몬드가 진심 일수도, 서로의 진심을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딱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 경계를 넘어가는 순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짜피 회사라는 것이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모인 집단이라 정의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본질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인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빨간머리 앤이 말하는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려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매력적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매력적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함께 일하기에 매력적인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매력적일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남이 영원히 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