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학기가 끝나갈 때쯤 학교 공지사항에 인턴십 프로그램 신청 안내가 올라왔고 여러 기업 리스트 중에서 민트기술에 신청서를 냈다. 대학교에서 여러 프로그래밍 수업과 과제를 했었지만, 막상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라고 하면 만들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협업도 대학교 조별 과제는 사실상 혼자 만드는 거나 다름이 없었기에 협업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 회사 생활은 어떤지, 실무에서는 어떤 언어와 툴을 사용하는지, 협업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배울 기회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컸었다.
입사 첫날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어서 쭈뼛쭈뼛 회사에 들어와 인사하고 다른 인턴 동기와 함께 대표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첫날에는 민트기술이 어떤 회사인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서비스의 구조는 어떤지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아잉”이라는 보조배터리 공유 서비스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서버가 ruby on rails로 만들어져 있었다. ruby와 ruby on rails 모두 이름만 들어보고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첫 주는 거의 레일즈 공부에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공부하다 보니 루비는 파이썬과 비슷한 느낌의 언어였고(하지만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파이썬과 컨셉 자체가 다른 언어라는 게 느껴졌다.) 레일즈는 ‘설정보다 규약’이라는 이념답게 처음에 규칙을 파악하는데 고생했지만, 규칙을 익히고 나니 편하게 개발할 수 있었다.
회사 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수평적이었다. 이슈를 만들어 올리고 문제를 해결해서 머지 리퀘스트를 보내면 팀원 모두가 코드를 보고 리뷰를 해준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코드를 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개선할 점을 알려주며 리뷰를 한다. 회사에는 냉장고에 음료와 간식이 항상 구비되어 있고 점심값도 회사에서 지원해줘서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다.
개발 환경으로 모두 맥을 사용하고 있어서 나도 회사에서 맥os를 처음 사용해 봤다. 윈도우와 상당히 다른 환경이지만 ‘계속 쓰다 보면 적응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집에서는 계속 윈도우를 쓰는 점이 큰 거 같다.) 단축키 세팅을 윈도우와 비슷하게 바꿔버렸다. 그래도 아이맥이 화면이 넓어서 개발할 때 좋았다. 서비스가 AWS에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AWS를 다뤄볼 기회도 있었다.
어느새 6개월의 시간이 지나갔고 인턴도 끝나간다. 졸업 후 취직을 하면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나에게 인턴십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대학 과제 프로젝트가 아닌 실무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자신이 없었는데 자신감도 생겼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어서 코로나19도 끝나서 회사도 쭉쭉 성장했으면 좋겠다.